언론보도방송

게시판 글보기
제목 [의학상담실]껌 삼키면 맹장염된다고?
보도일 2009.03.09
내용
껌 삼키면 맨장염이 된다고?

Q 아이가 껌을 씹으면 뱉질 않고 항상 삼킵니다. 껌을 많이 먹으면 맹장염이 올 수 있다는데 사실인가요?

맹장염은 정확하게는 급성충수염이라고 합니다. 대장의 시작 부분인 맹장 바닥에 가늘고 긴 충수가 달려 있는데, 염증은 실제로는 맹장이 아니라 충수에 생기기 때문입니다. 급성 충수염은 충수가 맹장에 달려있는 입구가 막히면서 고인 물이 썩듯이 충수 속에 고름이 잡히면서 충수에 염증이 생기는 병입니다. 이렇게 고름이 잡히면서 염증이 심하게 진행되다가 결국 충수가 터져서 급성복막염으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충수의 입구를 막는 원인으로 가장 많은 것은 분석(糞石)입니다. 분석이란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진 변조각을 말합니다. 이런 분석이 충수의 입구를 막아서 염증이 생기게 됩니다. 그 다음으로 많은 원인은 커진 임파절입니다.

충수 입구의 맹장 벽에 있는 임파절이 어떤 원인에 의해 커져서 충수 입구를 눌러 막히게 하는 것입니다. 입으로 섭취된 이물질이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만 이물질이 그 넓은 맹장 내에서 하필 충수 입구를 막을 가능성은 많지 않습니다. 충수 입구는 1-2 mm 밖에 되지 않는 작은 구멍인데 특히 삼킨 껌이 이렇게 작은 구멍에 들어가서 막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Q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맹장염은 갑자기 오더라고요, 자각 증상이나 예방법은 따로 없나요?

급성 충수염은 전 연령층에서 생길 수 있으나 주로 20세 전후의 청소년층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이런 급성충수염 자체를 예방하는 방법으로 알려진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가장 위험한 합병증인 복막염을 예방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충수가 터지기 전에 수술을 하면 되니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급성충수염의 특징적인 증상과 소견을 잘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됩니다.

급성충수염은 발생 첫 24시간 내에 1/3, 다음 24시간 내에 1/3 그리고 그 다음 24시간 내에 나머지 1/3에서 터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72시간 내에 거의 모든 경우에서 충수가 터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염증이 빨리 진행되는 경우엔 시작 8시간 만에도 터질 수 있습니다.

급성충수염의 시작은 꼭 체한 것처럼 시작돼 명치끝이나 배꼽 주변이 아프고 소화가 잘 안되어 소화제를 드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소화 불량 증상이 수 시간 지속되다가 서서히 배꼽 오른쪽 아랫배로 통증이 옮겨가게 됩니다. 이런 이동 과정이 매우 특징적입니다.

이때가 되면 오른쪽 아랫배를 손으로 누르면 통증을 느끼게 되고, 눌렀던 손을 뗄 때도 통증을 느낍니다. 걷거나 기침을 하게 되면 그 부위가 울리고 아픕니다. 그 부위에 통증을 느껴 구부정한 자세로 걷기도 합니다. 이렇게 명치나 배꼽 주위에서 느끼던 소화불량 증상이 오른쪽 아랫배의 통증으로 이동되는 현상이 급성충수염의 매우 특징적인 증상입니다. 이런 단계가 되면 지체하지 말고 빨리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강윤식 기쁨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