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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직원을 최고 대우하니 환자 섬김은 저절로”
보도일 2017.03.07
기사URL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706439&code=23111650&cp=nv
내용

 

 

서울 강남구 도곡로 기쁨병원 강윤식(62) 원장을 만나기 위해 지난 3일 병원을 찾았다. 약속장소인 병원 지하 사무실로 내려가기 위해 여닫이문을 여는데 ‘입/퇴원 수속’ ‘고객 지원실’ ‘예배실’ ‘카페/매점’이라는 안내표시가 눈에 띄었다. 

 

기독병원이라고 들었기에 예배실이 있다는 게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다. 두 팔을 벌린 예수 그림으로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66㎡(20평)의 예배실에 마주 앉아 강 원장에게 직원들 예배실이냐고 물었다.

 

강 원장은 직원들이 이곳에서 매주 두 차례 예배를 드리고 주일에는 개척교회 두 곳이 시간을 달리해 사용한다고 했다. 한 교회는 20여명, 다른 교회는 80여명 규모인데 장소가 좁아 곧 분립한다고 했다. 그는 “이래 저래 알게 된 목회자가 개척에 앞서 모인다고 하면 장소를 빌려준다”며 “이곳에서 개척해 부흥하면 따로 장소를 얻어 나간다. 이미 서너 교회가 이곳을 거쳐 갔다”고 했다. 

 

기쁨병원은 탈장수술 연간 실적 전국 1위인 병원이다. 지난해엔 탈장 수술 2000건에 육박했다. 강 원장이 2013년 세계 최초로 재발과 합병증을 크게 줄인 ‘무인공막 탈장수술법’을 개발하면서 환자들이 몰리고 있다. 강 원장은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외과와 대항병원 대표원장을 역임했으며 2005년 이 병원을 개원했다. 강 원장을 포함, 내과와 외과 등에 16명의 의사가 진료하고 있다.  

 

병원은 기독병원으로서도 손에 꼽힌다. 하나님 일이라고 하면 아낌없이 내놓는다. 예배 공간만 내놓는 것이 아니다. 병원을 찾는 목회자와 선교사에겐 본인 부담금의 30∼50%를 할인해 준다. 선교사 서너 명을 개별적으로 지원하고 한인세계선교사지원재단을 전폭 후원한다. 매년 6월 세금 신고 때의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십일조를 한다.

 

기독교 합창단인 서울 모테토 합창단에겐 10년 가까이 병원의 한 공간을 연습실로 무료 제공했다. 대항병원을 지을 땐 이 합창단을 감안해 천정을 높여 설계했다. 현재 이 병원 건물을 임대할 때도 천장이 높다는 것이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강 원장은 40여명의 성도가 출석하는 서울 서초구 주님의십자가교회(송인규 목사) 장로다. 신앙생활은 고1때 시작했다. 고등학교 영자신문반에서 특별활동을 할 때, 1년 선배였던 장순흥 현 한동대 총장이 전도했다. 그때 간 곳이 서울 덕수교회(손인웅 목사)였다. 그러다 1993년부터 1년 반 동안 영국으로 연수를 갔을 때, 한인교회에서 영적 멘토인 권재민 장로를 만나 훈련받았다. 

 

강 원장은 말로만이 아니라 진정으로 기독병원은 먼저 직원부터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원 초기에 백남선 선교사라는 분이 환자가 더 중요하냐, 직원이 더 중요하냐고 물은 적이 있어요. 그러면서 기독병원은 어려운 이웃만 생각하는데 진짜 신경 써야 할 사람은 직원이라고 하는 거예요.” 

 

그는 이후 직원들에게 최고의 대우를 약속하고 실천하려고 노력해왔다. 가능한 한 높은 임금을 주고 3년간 근무하면 유급으로 보름동안 휴가를 준다. 그는 “3번 퇴직했다 재입사한 직원도 있다”며 “최근 병원을 방문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직원도 ‘왜 이렇게 장기 근속자가 많냐’고 물어보더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들도 이 병원 분위기는 다른 곳과 다르다고 한다”며 자랑했다. 

 

환자들도 최상의 의료서비스로 섬기기 위해 노력한다. 그는 병원장이고 병원에는 외과의사가 5명 더 있지만 탈장 수술의 50%를 직접 집도한다. 환자들이 경험 많은 자신을 보고 온다는 생각에서다. 하루에 수술만 7∼8건을 한다.

 

장비도 최고 수준이다. 강 원장은 “5년 전에 들여온 CT는 국내에서 5번째로 들여온 최신 기종이고, 개인병원에 설치한 것으로는 세계에서 첫 번째”라며 “당장은 비용이 많이 드는 것 같지만 환자들이 다 알고 찾아오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강 원장은 기독교라는 이름으로 최고의 병원을 만드는 게 꿈이다. 그는 “은퇴하면 독실한 은퇴 의사들, 간호사들을 모아 선교사만 진료하는 병원을 따로 만들고 싶다. 생각만 해도 너무 신난다”라며 행복해 했다.

 

국민일보 글=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